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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돌고래들도 죽일 셈인가" 여수 아쿠아플라넷 벨루가 폐사에 높아지는 야생방류 요구원문보기: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7210804001&code=940100#csidx184deb1c13778028430d9087398470e

제돌이 방류 7주년, 한국의 돌고래들 안녕하십니까③

“남은 돌고래들도 죽일 셈인가. 해양수산부와 수족관들은 돌고래들의 자연 방류 계획을 즉각 마련하라”

지난달 8일 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에서 사육 중인 벨루가의 모습. 동물자유연대 제공.

전남 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에서 사육하던 벨루가(흰고래) 3마리 중 1마리가 폐사하면서 국내 수족관에서 사육 중인 돌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야생에서만큼의 수명조차 누리지 못하고 죽어가는 돌고래들을 살리기 위해선 야생 방류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이다.

동물자유연대와 아쿠아플라넷 여수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사육하던 벨루가 3마리 중 12살인 수컷 ‘루이’가 폐사했다. 당초 3마리였던 벨루가 중 1마리가 폐사하면서 이 수족관에는 ‘루오(수컷, 11살)’와 ‘루비(암컷, 10살)’ 두 마리만 남은 상태다. 고래연구센터와 서울대가 사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서울대 수의학과가 부검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자유연대는 “루이가 수심 7m에 불과한 좁은 욕조에서 생을 마감한 것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한화 호텔앤리조트와 해양수산부가 남은 벨루가 두 개체에 대한 생츄어리 마련 또는 자연 방류 계획을 즉각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국내에서 루이처럼 좁은 수족관에 갇혀지내다 폐사한 돌고래는 루이만이 아니다. 해양수산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내 수족관의 돌고래 보유 현황’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돌고래를 보유한 국내 수족관에서 죽어간 돌고래의 비율은 47.54%에 달한다. 수족관 8곳에서 전체 61개체 중 29개체가 폐사한 것이다. 여기에 여수 아쿠아플래넷의 루이가 추가되면서 폐사한 수는 30개체, 폐사율은 49.18%로 증가했다. 이처럼 높은 폐사율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전문가와 환경단체, 동물보호단체 들은 돌고래가 수족관에서 사육하기에 적합한 동물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애초에 돌고래를 사육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며 수족관들이 지금처럼 무리하게 돌고래들을 사육할 경우 남은 돌고래들도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신세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야생에서 수명이 40~50년에 달하는 돌고래들이 대체로 10~20대 미만의 젊은 나이에 죽어나가는 것은 어떻게 보아도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지난달 8일 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에서 사육 중인 벨루가의 모습. 동물자유연대 제공.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20일 죽은 벨루가 루이는 루오, 루비와 더불어 야생에서 포획돼 러시아 틴로(TINRO)연구소 중계로 2012년 4월 수입된 개체다. 당시 세 마리의 벨루가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두고 연구 목적으로 반입되었지만 실제로는 상업적 목적의 전시 관람용으로 이용되어왔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이 벨루가들을 합사하는 과정에서 수컷 벨루가 2마리가 지속적으로 암컷 벨루가를 공격하는 일이 발생했고, 이후 현재까지 암컷 벨루가 루비는 나머지 두 마리와 격리된 좁은 수조에서 살고 있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러한 공격성은 인공사육 하에서 벨루가의 생태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채 성숙 정도와 성별에 따라 나누어 수용할 수 없는 환경 탓에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암컷 벨루가는 주 수조에 비해 면적이 5.5분의 1, 부피가 7.6분의 1인 보조 수조에 갇혀있다. 동물자유연대는 “암컷 벨루가가 열악한 환경탓에 피부병을 앓고 있으며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자유연대는 “한화와 해양수산부는 지금이라도 또 다른 벨루가의 죽음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2013년 바다로 돌아가지 않았더라면 루이와 같은 죽음을 맞았을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경우 벨루가 3마리를 수입했다가 2마리가 폐사한 뒤에야 남은 벨루가 1마리를 방류하기로 한 바 있다. 이 수족관은 최근 벨루가 방류를 위한 방류기술위원회를 발족시킨 바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벨루가 죽음의 근본적 원인은 부적절한 환경과 이로 인한 벨루가의 고통에 있으며 벨루가의 고통을 알고도 모른 척 수익만을 쫓던 한화와 해양수산부에 그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어 “해양수산부는 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의 벨루가 두 마리에 대한 생츄어리 보호 및 자연방류 계획을 마련”해야 하며 “한화 아쿠아플라넷은 벨루가 생츄어리 보호 및 자연방류를 위해 적극 협조해 벨루가 죽음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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